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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 맛 집

다이어트실패, 맛집은 득템 / 라마다 호텔 수제햄버거

by 마니마니머니1 2026. 8. 9.

라마다호텔 수제햄버그
라마다호텔 수제햄버그

 

 

점심 전, 다이어트를 한다며 사무실에서 무작정 뛰쳐나와(?) 강남을 걸었다.

 

처음엔 다이어트만 생각해서 아무 생각 없이 헛둘헛둘 하며 구호를 붙이며 20~30분을 걸었다.

낮 12시의 한 여름의 햇살은 어마무시하다. 덥다.....

 

근처 편의점에서 물을 사고 나는 다이어트를 꼭 성공할 거다라며 한참을 걷다 보니,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몰랐는데 작은 식당도 보이고 강남이라 그런지 편집샾도 보이고

요런 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하다...

 

교*생명 건물을 반환점으로 찍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이... 멀...... 다..... 아.....

왜 이리 멀리 왔을까?

오후근무는 어찌할 거냐며 땀에 범벅된 나 자신에게 약간의 타박을 했다.

 

지나가는 택시랑 버스 타고 싶었다...

저거 타면 금방 사무실 갈 텐데;;;;;;;

하! 지! 만!

난 나의 목표를 이룰 거다.

 

그래 목표도 좋고 다이어트도 좋고 다 좋다.

 

근.. 데... 배가... 너무.. 고프닷.....

 

배가 고프니까 내리쬐는 태양에 막 어지럽구 토할 거 같다.

 

시원한 물이 먹고 싶기도 하고 탄수화물이 들어가야 내가 살 거 같았다.

이 날은 지금 생각해도 '충동의 연속'이었던 거 같다.

 

길가에 많은 음식점들도 많았다. 강남이니까~

 

내가 모르는 맛집들도 많아서 나중에 꼭 가보리라며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는데

하필 내가 이끌려 들어간 곳이 '라마다호텔 지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온다.

쭉 아래로 계단을 내려가니 귀금속 파는 곳과 결혼예복을 파는 곳이 있었고

어두컴컴해서 뭔 식당이 있을까 싶었는데 분명히 지상(?) 잎간판에 햄버거 집이 있다고 쓰여있었다.

 

그 아래에 커다란 당구대와 그 건너편에 햄버거 집이 있었다.

낮이라 그런지 당구 치는 사람도, 햄버거집에도 사람도 없었다.

 

나는 치즈햄버거를 주문했다.

 

물론 나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반납하고 뛰쳐나갔다.

칼로리 높은 햄버거를 시켰지만 햄버거에 치즈가 들어있어 난 단독으로 치즈만 먹지 않았다. 

 

햄버그 안에 들어 있는 샐러드. 채소와 함께 먹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나 자신을 위로했다.

 

근데 막상 나온 치즈버거를 보니까 그런 다짐이고 뭐고 다 날아갔다.
두툼한 패티 위에 내가 좋아라 하는 치즈가 듬뿍 올라가 있는데 살짝 녹아서 옆으로 흘러내리는 비주얼부터 반칙이었다.


빵도 그냥 흔한 버거번이 아니라 살짝 구워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스타일이라
한입 베어무는 순간 육즙이랑 치즈가 같이 확 퍼지는데 진짜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 쓰러질 거 같았다.

 

옆에 곁들여 나온 감자튀김도 두께가 얇고 바삭해서 자꾸 손이 갔다. 평소에 난 버거 단품만 시키는데 이날은 세트메뉴를 시켜 먹어서 없어지는 감자튀김을 아쉬워했다. 

(그 후론 난 감자튀김을 시키지 않는다.)


운동으로 땀 뺀 직후라 그런지 짭짤한 감자튀김이 그렇게 꿀맛일 수가 없었다.


다이어트 생각은 이미 저 멀리 사라지고 그냥 순수하게 맛있어서 계속 먹었다.

 

사실 지하에 있는 숨은 맛집이라 그런지 가격도 생각보다 합리적이었다.


호텔 지하라고 하면 괜히 비쌀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동네 버거집이랑 비슷한 수준이라
가성비까지 챙긴 느낌이었다. 당구장 옆에 이런 곳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나.

 

메뉴판을 보니 치즈버거 말고도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같은 다른 메뉴들도 있었다.
다음엔 저것들도 하나씩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메뉴 구성도 알찼다.
세트로 시키면 콜라나 감자튀김도 같이 나오는데 가성비가 나쁘지 않았다.


호텔 지하라고 해서 괜히 격식차린 느낌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캐주얼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당구장 조명이 은은하게 비치는 공간에서 혼자 앉아 치즈버거를 먹는 것도
나름 색다른 경험이었다.

평소 강남에서 회사 다니면서도 몰랐던 곳이라
이런 숨은 맛집을 발견했다는 뿌듯함도 있었다. 사무실 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먹는 내내 땀은 계속 식어가고, 에어컨 바람 아래서 치즈버거를 먹으니
아까 뙤약볕에서 걸었던 고생이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확실히 운동 직후에 먹는 음식은 뭘 먹어도 다 맛있다는 게 진리인 것 같다.

 

계산할 때 보니 가격도 만원 초반대라 부담 없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면 꽤 괜찮은 선택지다 싶었다. 다음에 점심 메뉴
고민되는 날엔 또 여기가 떠오를 것 같다.

 

이날의 결론은, 다이어트는 결국 실패했지만 강남 지하에 숨어있는
꽤 괜찮은 버거집 하나를 발견했다는 것. 목표했던 건 살 빼기였는데
얻은 건 새로운 맛집 리스트 하나 추가라는 웃긴 결말이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운 점심시간이었다.

 

점심 안 먹으려 했었지만 결국엔 아주 맛있게 먹었다는~~~~

 

그러고 보니 이 집 위치도 은근히 찾기 힘들었다. 라마다호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좀 으슥해서 처음엔 진짜 여기 식당이 있는 게 맞나 의심했을 정도였다.


근데 알고 보니 이런 접근성 낮은 곳이 오히려 숨은 맛집일 확률이 높은 것 같다.
사람 많이 몰리는 대로변 맛집보다 이렇게 우연히 발견한 곳이 더 기억에 남는 법이다.

 

나중에 다이어트 끝나고 맛있게 먹으러 와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