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출장 가는 그날은, 집에서 있기가 싫어질 만큼 날이 너무 좋았다....
서둘러 짐을 챙겨 내려가는데 숙소에 들어가기엔 너무나 햇볕이 좋아서인지 어디라도 들렀다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을 오가는 고속도로에서 통도사IC가 있어 항상 궁금했었는데 거기를 들리기로 맘을 먹었다.
마침 봄바람도 불어오고 날씨도 좋고 거기에는 황사도 없을 테니까( 내가 통도사를 갔을 때는 연일 황사가 뒤덮을 때였다)
천안만 가도 바람이 좋다.
내려갈 수록 고속도로지만 창 문을 열고 싶을 정도로 공기의 맛이 틀렸다.
통도사 IC를 들어가니 얼마나 큰 절이길래 IC까지 만드냐!?
일단 가봐야지 싶었다. 생각과는 다르게 아주 조그만 마을 이었다. 조금을 실망하며 통도사를 들어가는데
주차장에서는 뭐 큰 절이 다 그렇지뭐~
다들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차로 계속 통도사 안을 들어 갈수록 산은 깊어졌고 넓어졌다.
산인데 깊은 건 이해하지만 넓어지는 게 말이 돼??/
그 말이 안 되는 게 통도사였다.
우습게 여기고 걸어 올라갔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여기저기를 둘러본 후 대웅전도 보고, 스님들 기거하는 곳도 밖에서 보고, 커다란 장동대도 보고(장독대가 저리 많으니 불자들이 엄청 많겠다 싶었다) 장독대 옆의 찻집서 뜨끈한 쌍화차도 한 잔 하다 보니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통도사 들어갈 때는 저녁밤은 부산에서 먹을라고 했는데 , 항상 계획과는 다른 일이 발생한다.
올라올 때 본 몇 개의 식당들을 가 봐야겠다 싶었다.
아불싸!!!!!
내가 간 날이 '월요일'이라 문이 다 닫혀 있었다.....
난 배고프고 여기서 밥을 먹고 갈 거란 말이지...
그러다 '연잎밥 정식'이라고 쓰여있고 식당이름이 '산들바람'인 식당이 있었다.
'산들바람'이 뭐야~~~~~ 너무 좋차나~~~~~~~~~~
들어가려니 심상치 않은(?) 식당이름과 멋스러운 외관에 머뭇거렸다.
하지만 난 대한민국의 아줌마 아닌가!!!!
혼자면 어떠하리 , 당당히 들어갔다.
들어가니 '양산 향토음식 출품식당'이고 여러 가지 진액, 효소가 진열장에 즐비해 있었다.
그 옆으로 냉장고에 약초들이 들어 있다.
냉장고와 효소병 사이에 은빛으로 빛나는 무엇?!!!!
"어머 이건!!!??"
유튜브 실버버튼이었다. 눈으로는 첨 보는 게 너무 신기해서 사장님 모르게 슬쩍 쓰다듬어 봤다;;;;;하핫하하핳
좋다좋아 .보기만 해도 좋아졌다.
대박!!! 요리사가 10만 유투버래. 쑥스러웠는지 슬쩍 사이에 자랑하고 싶으셨던 거 같긴 하다.
잘 들어왔다. 잘 들어왔어~~~~
첨에는 기대 안 했는데 이제는 기대 1000000만 배 하며 연입정식을 주문했다.
연잎은 18000원이었고 1인 주문 가능이라 딱 이것밖에는 없었다.
반찬은 된장찌개와 여러 가지 나물들, 대략 10개 정도의 반찬이 나왔다.
연잎밥은 연입에 쌓여서 나왔는데 마치 보물처럼 펼쳐 보니 연잎특우의 향기와 찹쌀밥이 너무나!!!! 맛있다.
한입 뜨니 내가 좀 추웠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밥 몇 숟가락에 몸이 따뚯해지는 게 느껴졌다
마구마구 먹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마구마구 먹었네 ㅎㅎㅎ
고쳐야는데 그게 안 고쳐지네...
맛있는걸 어찌할 고얌~~~~
옆 테이블에는 연인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앉아서 '민어정식'을 먹고 있었다.
접시 세팅되는 순간부터 자꾸 눈이 그쪽으로 갔다. 하얀 민어살이 두툼하게 올라가 있는데, 딸려 나오는 반찬도 내가 시킨 연잎정식 못지않게 푸짐해 보이더라.
'아 저것도 시킬걸' 하는 후회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근데 1인 주문이 안 된다니 어쩔 수 없지 뭐~ 다음엔 꼭 저거 먹어봐야지 하고 속으로 찜해뒀다.
옆 테이블 커플은 알콩달콩 얘기하면서 먹고 있는 걸 보자니 갑자기 우리 가족 생각이 확 나네...
맛있는 거 먹을 때마다 이상하게 가족 얼굴부터 떠오른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혼자 다니는 거 좋아하면서도, 진짜 맛있는 데 발견하면 '어 이건 애들이랑 남편이랑 같이 와야 하는데' 싶어진다.
특히 이런 조용하고 정갈한 한정식집은 더더욱 그렇다.
다들 핸드폰 내려놓고 천천히 얘기하면서 먹기 딱 좋은 분위기잖아~
근데 문제는 내가 맛있다고 찾아가는 맛집들이 죄다 집이랑 너무 멀다는 거;;;
통도사 근처 이 식당도 그렇고, 예전에 갔던 맛집들도 그렇고, 다 몇 시간씩 차 타고 가야 하는 곳들뿐이다.
가족들 데리고 이렇게 멀리까지 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결국 또 나 혼자 와서 먹고 사진 찍고 아쉬워하다 돌아가는 게 반복된다.
그래도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시간 맞춰서 날 잡고 다 같이 와야지.
민어정식이랑 연잎정식 둘 다 시켜서 나눠먹으면서, 유튜브 실버버튼 얘기도 사장님한테 다시 듣고 싶고, 쌍화차도 다 같이 한잔씩 하고 싶다.
생각해 보면 나는 좋은 데 발견할 때마다 늘 이런 식이다. 신나기보다 '아 누구랑 왔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먼저 든다.
다음번엔 미리 예약도 해두고 날씨 좋은 주말 골라서 다 같이 와야겠다. 그때는 민어정식도 시키고 연잎정식도 또 시켜서, 배부르게 얘기 나누다 와야지~~~~~
여기는 진짜 다음에 또 오고 싶다. 그것도 가족이랑 꼭꼭!!!!!!
※ 본 글은 개인적인 방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솔직한 후기입니다.
식당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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