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을 보면 매일 점심시간이면 분식을 즐기시는 분들이 꽤 많다.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너무 더워서 냉면이나 막국수가 딱이다!
그러다 문득 여러 해 전에 갔던 그 집이 떠올랐다.
여러 해 전에 동생이
"언니, 동해막국수라고 봉담 왕림에 있어, 진짜 진짜 맛있는 막국수 집이야!"
"그래? 그럼 당장 가 봐야지!"
동생이 서둘러 출발하자길래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거긴 늦게 가면 엄청 기다려야 해"
"얼마나 기다리는데?"
"대략 30~40분, 음식 나오는 데까지 하면 1시간"
"헐, 거기 정말 시골이잖아?"
나중에 알고 보니 근처에 공장들이 많아서 짧은 점심시간 안에 얼른 먹고 쉬려는 분들이 많고, 거기다 은근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겹친다고 했다.
공장 근로자들에 소문 듣고 오는 사람들까지 한데 모이니, 그 작은 시골 동네에 줄이 늘어설 만도 했다.
그 말을 들으니 기대감이 두 배로 커졌다!
역시 맛집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신난다.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도착, 시간은 딱 11시 20분이었다.
동네에 들어서니 조용한 시골 느낌과는 다르게 길가에 차들이 줄줄이 서 있는 게 눈에 확 띄었다.
서둘러 왔는데도 주차장은 이미 거의 꽉 차 있었다.
"우리보다 빨리 온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완전 설렌다!"
나는 새로운 음식을 먹을 때면 늘 마음이 콩닥콩닥한다.
겨우 자리를 잡고 앉으니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인심 좋아 보이는 60대 주인아주머니가 밝게 인사해 주셨다.
아저씨는 주방에서 메밀면을 뽑고 계시더라.
오, 이건 우선 합격!
직접 면을 뽑는 집이라니 벌써부터 기대가 마구 샘솟았다.
자리에 앉아 두리번거리며 벽 여기저기 붙은 손글씨 메뉴판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세월이 묻은 낡은 액자와 손때 묻은 식탁을 보니 왠지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대표 메뉴는 비빔막국수, 물막국수, 겨울에는 사골떡만둣국, 바지락칼국수!
메밀만두랑 메밀전병, 수육도 있었다.
메뉴판을 보며 보통 막국수 집이랑 비슷한데 뭐가 이렇게 맛있다는 걸까, 궁금해졌다.
혹시 금가루라도 뿌린 걸까?? ㅎㅎ
나는 물막국수, 동생은 비빔막국수. 그리고 만두도 야무지게 하나 추가!
거의 10분 넘게 기다린 것 같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옆 테이블, 앞 테이블 다들 그릇을 뚝딱 비우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갔다.
저분들은 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괜히 궁금해질 정도였다.
그만큼 다들 이 맛을 알고 오는 거겠지 싶어서 기대감이 더 커졌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는 사장님 목소리에 반가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사장님이 우리 앞에 막국수를 짠! 하고 내려놓으셨을 때
특이하게도 메밀새싹이 고명으로 예쁘게 올려져 있었다.
처음 보는 모습에 "우와, 이게 뭐야?"
"메밀새싹이야"
무순이랑 비슷한데 무순의 동그란 이파리는 없고 그냥 좀 길쭉한 모양!
"자, 먹어보자!"
우선 조심스럽게 메밀순을 한 가닥 집어 먹어보았다.
쌉쌀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그리고 막국수는 딱 강원도(?) 막국수 맛이었다. ㅎㅎㅎ
막국수는 역시 다 강원 도지~
좀 더 진한 메밀 향이 나면서, 뭐랄까 강원도의 투박한 맛!
거칠지만 은근 자꾸 생각나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
메밀순과 막국수를 같이 먹으니 마치 샐러드를 먹는 것 같고, 입안에서 메밀새싹이 아삭아삭 소리를 냈다.
"오, 진짜 맛있다!"
말 그대로 진정한 맛이었다.
막국수에 메밀새싹이 들어간 건 처음 먹어봤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더 맛있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먹다 보니 동생이 왜 물막국수를 시켰는지, 왜 나에게 비빔을 권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자기는 여러 번 먹어봤다며 나한테 양보한 거였다.
너무 고맙자나~~~
벽에는 비빔과 물은 이렇게 먹으라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비빔은 메밀만두랑, 물은 메밀전병이랑 함께 먹으라며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붙어 있었다.
만두랑 같이 먹으면 매콤한 비빔이 좀 순해지지 않을까?
비빔의 맛을 중화한달까, 그런 느낌!
그리고 이건 나중에 가서 먹어본 건데, 전병은 물막국수랑 같이 먹으니 훨씬 더 맛있었다.
물막국수는 자칫 심심할 수 있는데, 그걸 메밀전병이 입속에서 든든하게 채워줬다.
바삭한 전병 한 조각을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면 그 조합이 또 별미였다.
메밀만두 역시 속이 꽉 차 있어서 하나만 먹어도 든든했다.
이 집만의 꿀조합을 알고 나니 다음엔 다른 조합도 신나게 시도해보고 싶어졌다.
아마 다음번엔 수육도 꼭 한번 시켜볼 생각이다!
(수육도 맛난다)
막국수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사람들이 왜 그 시골까지, 그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지~
메밀순의 알싸하면서도 상큼한 향, 입안에서 아삭거리던 그 경쾌한 식감!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은은하게 남아있던 메밀향이 자꾸만 떠올라 미소가 지어졌다.
동해막국수, 이제 그 이름 석 자는 나에게 그냥 "여름=거기"로 콕 남았다.
연일 최고 기온을 갱신하는 요즘이다.
더워도 정말 너무 덥다!
이런 날엔 역시 시원한 게 최고구나 싶다.
에어컨 바람보다 시원한 국물 한 그릇이 더 그리워지는 날씨다.
시골까지 가는 수고로움쯤은 이제 하나도 힘들지 않게 느껴진다.
오히려 그 수고로움이 있어야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 난>>>>
동해막국수 갔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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